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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8년 후 후기 - 2025년 공포 영화 흥행 1위 추천

by 맘그린 2025.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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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후 후기 - 2025년 공포 영화 흥행 1위 추천

28년 후 후기 - 2025년 공포 영화 흥행 1위 추천

대니 보일 감독의 <28년 후>는 공포영화의 흥행 공식에 충실하면서도, 그 전제 자체를 뒤흔드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다. “좀비도 죽음을 존중받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은 단순히 감염자와 비감염자의 구도로 세계를 나눠왔던 기존 좀비 장르의 정형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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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전작 <28일 후>와 <28주 후>의 연장선에서 시작하지만, 22년 만의 귀환답게 새로운 시각을 품고 있다. 인간의 폭력성을 부각시켰던 과거 시리즈와 달리, 이번에는 좀비라는 존재에조차 공동체성과 생존의 윤리가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홀리 아일랜드’의 의식과 사냥 전통을 거부하는 주인공 스파이크의 여정을 통해 영화는, 영웅 서사의 전형을 비틀면서도 오히려 더욱 깊은 성찰로 나아간다.

특히 인상적인 인물은 의사 ‘캘슨’이다. 그는 모든 죽음을 기억해야 한다는 메멘토 모리의 윤리를 통해 좀비에게도 ‘삶의 흔적’이 있었음을 일깨운다. 이 주장 앞에서, 그간 관습처럼 소비해온 잔혹한 좀비 살육 장면들은 되려 불편한 회상으로 되돌아온다. 영화는 공포 장르의 미학을 즐기게 하면서도, 그 쾌감이 정당화해온 폭력에 대한 비판을 멈추지 않는다.

감독은 영화 후반부, 질서의 회복이나 리더의 출현 대신 '무정부 상태를 견디는 다종의 존재들'로 결말을 맺으며, 워킹데드식 서사의 종결 강박에서 벗어나려 한다. 그것은 영웅을 통한 구원이 아니라, 공존과 존중이라는 새로운 윤리로 장르를 갱신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좀비가 시대를 상징하는 은유라면, <28년 후> 속 좀비는 복잡하다. 가족을 이루고, 문화를 갖고, 공격당하면서도 생존하려는 존재로 묘사된다. 그들은 어쩌면 팬데믹 이후 불안정한 세계 속에서 손쉽게 ‘타자’로 낙인찍힌 모든 존재들의 은유일지 모른다.

결국 <28년 후>는 단순히 좀비 영화의 귀환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 중심 사고를 의심하고, 폭력의 당위성을 되묻고, 우리가 ‘죽여도 좋다고 여긴 존재들’을 통해 이 시대를 성찰하게 하는 철학적 장르영화다. 좀비가 다시 걸어 나오는 그 순간, 우리는 더 이상 그들을 쉽게 죽일 수 없게 된다.

 

그로부터 '28년 후', 2025년에 등장한 좀비는 뭐가 다를까?

2002년, <28일 후> 예고편이 공개되었을 때 모두가 관심 가졌던 대목은 텅 빈 런던 브릿지 풍경이었다. 팬데믹을 겪은 이후 우리는 바이러스에 의해 문명이 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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